공주 마곡사, 그곳엔 무언지 모를 특별함이 있다 > 언록속의 마곡사


언론속의 마곡사

언록속의 마곡사

공주 마곡사, 그곳엔 무언지 모를 특별함이 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6-03 14:41 조회3,448회 댓글0건

본문



“수수하고 거대하지 않아 편안한 절집. 마곡사는 언제든 자연이 그리울 때,마음이 제자리에 있지 못할 때, 안식이 필요할 때면 가고 싶어진다.”

참 묘하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편안하다. 들뜬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마음을 어루만져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산사가 다 그렇기는 하지만 마곡사에는 무언가 특별함이 있다. 극락교 아래를 흐르는, 충청 사람 말소리를 닮은 태화천의 물소리, 마곡사를 ‘백 허그’하는 듯이 품어 안은 태화산의 자태가 따뜻해서 그런지 모른다.

마곡사의 봄도 특별하다. 산수유 자목련 진달래 왕벚꽃 유채화, 여기에 꽃잎이 떨어져 점묘화로 수놓는 태화천이 어우러지면, 알 것 같다. 왜 예로부터 ‘춘마곡(春麻谷)’이라 하여 봄 풍광의 으뜸으로 치는지. 봄인가 했더니 시절은 어느새 신록의 계절로 치닫고 있다. 지금 마곡사는 신록의 바다다. 아름드리나무 숲에 연둣빛 신록, 솔바람 소리가 일렁이고 있다. 공기, 바람, 햇살 모두 좋다.

해탈문에 들어 천왕문을 지나면 극락교다. 이 다리를 사이에 두고 남원과 북원으로 나뉜다. 영산전이 있는 남원에는 수행 공간인 선원이 있고, 다리 건너 북원은 대웅보전, 대광보전 등 수행과 중생교화를 하는 공간이다. 지리적으로 화합을 중시하는 다른 절집과는 달리 둘로 나눠놓은 게 독특하다. 마곡사는 가람배치도 특별하다.

영산전에는 부처님 7분과 작은 불상 1000개가 모셔져 있다. 현판은 세조의 글씨라고 전해진다. 극락교를 건너면 오층석탑이 맞는다. 탑 꼭대기 장식이 독특하다. ‘풍마동(風磨銅)’ 장식인데 라마탑에서 나타나는 장식으로, 이로 미루어 라마탑의 영향을 받은 고려 말기의 탑으로 본다. 이런 양식의 탑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 하나씩 전 세계에 3개밖에 없는 귀중한 탑이다. 오층석탑 뒤로 주불을 모신 대광보전이 있다.

마곡사는 청양 장곡사와 지금은 절터만 남은 예산 안곡사와 함께 ‘삼곡사’로 불렸다. 백제 무왕 41년(640년)에 자장율사가 지었고 고려 명종 2년(1172년) 보조국사가 고쳐지었으며 범일대사가 재건했다고 전한다. ‘마곡(麻谷)’이란 이름은 보철화상이 법문을 할 때 사람들이 삼(麻)처럼 빽빽하게 모여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대광보전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버린 걸 순조 13년(1813년)에 다시 지은 것으로 200년 된 건물이다. 조선 후기 건축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대광보전 안에 참나무로 만든 돗자리가 있다. 100일 기도를 드리며 자리를 짠 앉은뱅이가 걸어서 나갔다는 이야기를 간직한 돗자리다.

마곡사는 그림을 그리는 화승도량(畵僧道場)으로 첫 손가락에 꼽는다. 조선후기 약효 스님과 제자 문성 스님 등이 계보를 이으며 이름을 떨쳤다. 대광보전 부처님 뒤쪽 벽에 꼭 봐 둘 그림이 있다. ‘백의수월관음도’다. 매우 큰 그림인데 18세기 조선 회화의 특징을 잘 간직한 걸작이다. 대광보전의 현판 글씨는 조선 후기의 화가 강세황의 필치다. 대광보전과 대웅보전 모서리마다 추녀를 받치고 있는 기둥, 즉 활주(活柱)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대광보전 옆으로 난 계단을 오르면 대웅보전이다. 역시 임진왜란 때 타버린 걸 효종 2년(1651년) 각순대사와 공주목사 이주연이 다시 지었다고 한다. 외관상으로는 2층 건물 형태인 중층이나 내부로 들어가면 하나의 공간이다. 현존하는 전통 목조건축물 가운데 흔치 않은 중층 건물로 목조 건축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감상할 수 있다.

절집을 그냥 돌아보기에 맨송맨송한 분들을 위한 몇 가지 팁. 대광보전 안 기둥 4개는 싸리나무인데 두 아름쯤 되는 이 기둥을 안고 돌면, 아들을 낳고, 6년씩 수명이 연장된단다. 극락에 가고 싶은 분들은 대웅보전에서 앞쪽 대광보전 지붕을 잘 살펴보시라. 꼭대기 중간에 파란 기와가 한 장 있다. 이 청기와가 이른바 ‘극락행 티켓’이다. 죽으면 염라대왕이 “마곡사에 가서 청기와를 봤느냐”고 묻는단다. 보았다고 대답하면 극락으로 보내준다는 것이다.

다시 아래로 내려와 백범 김구 선생이 거처했던 백범당으로 간다. 김구 선생의 사진과 친필 휘호가 걸려 있는 황토벽의 단조로운 건물이다.

마곡사는 김구 선생과 인연이 깊다. 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분노한 선생은 그 복수로 황해도 안악에서 일본군 장교를 살해해 버린다. 고종황제의 명으로 사형은 면했으나 갇힌 채 세월을 보낼 순 없었다. 탈옥해서 숨어 든 곳이 마곡사였다. 원종(圓宗)이란 법명으로 잠시 출가하여 수도한 곳이기도 하다.

해방 후 1946년 여러 동지들과 돌아와 기념식수를 한 향나무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선생이 나라를 생각하며 산책하던 소나무 길을 거닐어 보길 권한다. 솔바람 명상길은 세 코스가 있는데, 1코스인 백범 명상길은 백범당-김구선생 삭발터-군왕대-마곡사로 돌아오는 50분 코스다.

백범당 뒤쪽으로 길을 나서면 계곡 물소리가 귀를 채운다. 마음부터 씻고 발걸음을 떼라는 듯이. 선생이 잘리는 머리카락에 눈물을 흘렸다는 삭발터를 지나면 운치 있는 소나무 길이 이어진다. 군왕대는 마곡사에서 기가 가장 센 곳으로 군왕이 나올 만하다 해서 몰래 무덤을 쓴 이들이 많았단다. 세조가 마곡사에 왔을 때 이 군왕대에 올라 “내가 비록 왕이지만 만세불망지지(萬世不亡之地)인 이곳과는 비교할 수 없구나”하고 한탄했단다. 솔바람 소리, 고즈넉한 정취에 마음이 쉰다. 편안하다.

수수하고 거대하지 않아 편안한 절집. 마곡사는 언제든 자연이 그리울 때, 마음이 제자리에 있지 못할 때, 안식이 필요할 때면 가고 싶어진다. 참 특별한 고찰이다.

 

 -마곡사 가는 길

 ▶가는 길=당진~영덕 고속국도 마곡사IC로 빠지면 가깝다. 공주시내버스터미널에서 마곡사행 시내버스가 다닌다. 마곡사의 템플스테이는 인기가 높다. 매일 열리는 ‘자율휴식형’과 주말에 열리는 ‘수리수리 숲소리’ 체험형이 운영된다. www. magoksa.or. kr. 041-841-6226.

 

-주변, 함께 보면 좋다

 ▶솔바람 명상길을 걸어보자.

소나무와 적송이 태화산 만큼 빽빽한 곳도 드물다. 1코스 백범 명상길은 약 3㎞로 김구 선생 삭발터와 토굴암, 군왕대 등을 지나며 50분 정도 걸린다. 2코스 백범길은 약 5㎞로 천연송림욕장, 은적암, 백련암, 활인봉, 생골마을을 돌아온다. 약 1시간30분 소요. 3코스 송리숲길은 1, 2코스의 많은 부분을 아우르는 11㎞ 길이로 등산 구간이 포함된다. 3시간30분 소요. 2코스의 생골마을에서 아들바위, 나발봉, 전통불교 문화원, 죽음을 체험해보는 다비식장, 장군샘, 토굴암을 거쳐 군왕대를 돌아온다.

 ▶마곡사 솔바람길 코스도 있다.

등산을 포함하며 2시간 35분이 걸린다. 9.2㎞. 천연송림욕장-은적암-백련암-아들바위-활인봉-나발봉-전통불교문화원-다비식장-삭발바위-마곡사.

 ▶공주는 백제의 옛 수도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공산성과 무령왕릉이 있는 송산리고분군 등 볼거리가 많다. 당연히 박물관을 빠뜨릴 수 없다.

 ▶왜 금강이라 하는지 알고 싶다면 공주시 반포면 도남리, 창벽에 있는 전망대를 오른다. 낙조에 붉게 물드는 강물이 마치 붉은 비단을 펼쳐놓은 듯하다. 해질 무렵 온통 붉게 물드는 풍경은 이맘때가 가장 아름답다.

<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본사 태화산 마곡사(麻谷寺)
(우. 32520) 충남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Tel. 041-841-6220~3Fax. 041-841-6227템플스테이. 041-841-6226
Copyright ⓒ Magoksa. All Rights Reserved.
관련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