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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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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0-04-25 22:44 조회4,1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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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을 추억하며


지난 3월11일 우리시대 큰 스님이셨던 법정스님께서 원적에 드셨습니다.
그 날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은 무소유의 스승 법정 스님이 떠나셨음을 슬퍼하였습니다. 이 시대 최고의 권력인 대통령도, 이웃 종교의 성직자도, 팔순의 할머니 불자도, 고사리 손의 어린 아이도 모두 그러했습니다. 스님의 다비장은 1만여명이 오열하며 스님 가시는 길에 눈물의 연꽃을 뿌려드렸습니다.
무소유를 온 생애에 걸쳐 실천하고 가신 스님은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스님께서 가시는 그 순간까지도 우리에게 가르치신 무소유의 정신은 무엇일까요?
오늘 우리는 온 세상이 진흙더미로 더럽혀져도 연꽃처럼 홀로 청정할 ‘무소유’라는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겨봐야 합니다.

“무엇을 갖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에 얽매이는 일. 그러므로 많이 가지면 그만큼 많이 얽매이는 것. 무소유는 단순히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이다.”
스님께서는 무소유를 가리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수 십년전 무소유의 가르침을 설파하셨고 그 후 말씀하신 그대로 살아오셨고 또 가르침대로 가셨습니다.

독재의 칼날이 시퍼렇던 60년대와 70년대.
스님께서는 몸소 반독재, 민주화를 위한 운동에 동참하셨습니다.
함석헌, 장준하 선생과 함께 민주수호 국민협의회와 신철폐 개헌서명운동에 참여하였고 한일회담 반대 운동에도 동참하는 등 시대적 아픔을 온몸으로 보듬어 안고 아파하셨습니다.

또 이웃종교와의 화합과 교류의 물꼬를 트는데도 앞장서셨습니다.
길상사 창건법회 당시 김수환 주기경이 참석해 축사를 해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발행하는 평화신문에 성타메세지를 기고하기도 했으며 이듬해엔 명동성당에서 ‘나라와 겨레를 위한 종교인의 자세’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런 많은 사회적 업적에도 불구하고 스님이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다만 맑고 향기로운 무소유의 삶만이 스님과 함께 했습니다.

1975년 스님께서는 오랜 서울생활을 버리고 부도만 남아있던 불일암으로 가셨습니다.
스님은 불일암터에 손수 토굴을 짓고 홀로 나무하고 밭을 일구며 대중과 함께 수행하듯 철저히 자기질서 속에서 독서와 수행에 힘쓰셨습니다.
한편 송광사의 수련원장으로서 불자들의 선수련회의 기틀을 잡아 이후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게 했습니다.

그렇게 불일암에서의 청빈한 삶을 17년간 사셨던 스님은 어느 날 다시한번 모두 다 버리고 화전민이 살다가 버리고 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 드셨습니다. 스님에겐 그 어떤 세속의 명리와 영애로움도 맑고 향기로운, 청빈한 무소유의 삶과는 바꿀 수 없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스님은 언제나 사회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완전히 놓지는 않으셨습니다. 하여 1993년 날로 메말라가는 우리들의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가꾸어가는 순수시민운동을 주창하셨던 것입니다.
1994년 1월에는 연꽃을 로고로 한 ‘맑고 향기롭게’스티커 10만장을 서울과 부산, 대구와 광주 등에서 붙이고 우리사회를 맑고 향기롭게하는 시민운동을 오늘날까지 17년간 이끌어 오셨습니다.

이와같은 발자취에 따라 우리들은 법정스님을 몸소 실천하는 스님, ‘맑고 향기롭게’ 운동을 펼치는 불교계의 어른, 소박하며 감동적인 글로 대중을 감동시키는 온 국민의 스승, 한평생 청정하고 올곧은 삶을 살아오신 무소유의 큰 스님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40년전 ‘미리쓰는 유서’를 통해 유언을 남겨놓으셨습니다.
유서에서 스님은 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가장 먼저해야할 일은 어리석은 탓에 저지른 허물을 참회해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중학교 1학년 시절, 친구들과 함께 팔이 한쪽 없는 엿장수를 속였던 일이 내내 지워지지 않는 허물이라고 자책하신 것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또한 스님은 장레식은 평소의 식탁처럼 간단명료한 것을 따르고자 한다며 육신은 그저 내가 벗어버린 헌옷일 뿐이라고 하셨습니다.
단 하나 스님께서 원적에 드신 후 혹 머리맡에 책1권이 남는다면 아침저녁으로 “신문이오”하고 스님을 찾아주는 꼬마에게 주고 싶다고 작디작은 소망하나를 남기셨습니다.

스님께서 육신을 버리고 가신 후 꼭 한번 가보고 싶다던 어린왕자의 별나라.
그곳에서 스님은 지금 내생에 다시 태어나고 싶다던 한반도 이 아름다운 강산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을까요?

더 이상의 책출판도 허락지 않으시고 훈장도 거부하신 스님.
장레식에 만장도 관도 싫다시던 스님.
오직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연꽃처럼 청정하게 살다 가신 스님.
그 모든 것마저도 다 내려놓고 훨훨 가버리신 자유인 법정스님.

이제 우리가 스님을 놓아드려야 합니다.
스님을 놓아드리고 오직 스님의 가르침을 등불삼고 오직 스님을 따르는 우리들의 마음을 등불로 삼아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들이 법정스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받드는 일입니다.
세속의 욕심을 조금씩만 더 내려놓고 우리 모두가 함께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이 바로 스님께서 우리에게 남기고 가신 과제입니다.
스님은 가셨지만 스님께서 가르치신 무소유는 그대로 영원히 우리들 가슴에 살아있을 것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주지 설담 원혜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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